부적符籍 이야기

우리 사회에서는 부적이 적지 않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관점에서 부적을 배척하는 사람이나 혹은 긍정적인 면에서 이를 즐겨 사용하는 사람, 그리고 긍정도 부정도 아닌 채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적당히 이용하는 사람 할 것 없이 거의 모두가 부적의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부적은 동양오술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것 가운데 하나다. 그것은 부적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원인을 규명하거나 혹은 어떤 원인을 가지고 결과를 유추하는 논리적 설명에 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부적을 미신으로 취급하고 배척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부적의 실체를 분석해 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므로 배척만 하는 것도 바람직한 태도라고 할 수 없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부적이란 불교나 도교를 믿는 집에서 악귀나 잡신을 쫓고 재액을 물리치기 위해서 야릇한 글자를 붉은 글씨로 그려 붙인 종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불교나 도교를 믿지 않는 사람도 활용하고 있으며, 또한 붉은 글씨로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검은 먹물로도 그려 이것을 붙이기도 하고 몸에 지니기도 하고 혹은 태워서 물에 타 마시기도 한다. 부적은 과연 효용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미신으로서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일까. 부적을 다른 시각에서 의미를 부여해 생각해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즉, 부적 자체가 어떤 힘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부적의 힘을 과학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로는 바로 심리적인 효과다. 예를 들면 운전사가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부적을 가지고 있다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운전을 할 수 있어 사고의 위험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적인 효과도 부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만 한해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부적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선택적인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의미에서 부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부적에는 인간의 지극한 정성과 의지에서 발생되어 나온 강한 기(氣)가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이 내재된 기(氣)가 어떤 힘을 발휘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